서툴렀다. 과거의 난 많이도 아둔했다. 속박의 덫은 그물을 끄집어 나오고 나서야 아련함을 남긴다. 생각의 빈틈을 비집고 급하게 길을 걷다 만원 버스에 올라선다. 너 나 할 것 없이 바쁜 사람들 사이를 헤쳐 들어가 겨우 잡은 손잡이. 동시에 잡으려는 다른이의 손은 서로의 어색함에 아무 말 못 하고 다른 자리를 찾는다. 생각난다. 그때 내 사랑도 이렇게 엇갈려 버렸다. 나는 도착 정류장이 다가와 급하게 뒷문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천천히 내려갔다. 현관문의 비밀번호를 누르고 어두운 집에 들어갔지만, 바로 불을 켜진 않는다. 잠시 자리에 앉아 떠올린다. 사랑도 잠시 머문 자리 같았음을 마주한다. 불을 켜고, 화장실을 들어가 거울을 올려본다. 거울에 비친 내 얼굴 뒤로 주마등처럼 흘러버린 낯선 기억들 그리고 나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세수를 하고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갔다. 현재와 마주한 나는 부끄러움에 어쩔 줄 모르며 재빨리 옷을 갈아입고 집 문을 나선다. 하염없이 걷다가 불필요한 사색에 잠긴다. 아니, 필요할지 모른다. 시간을 앞질러 생각한 내 서툰 사랑의 경험은 소심한 나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그때서야 만난다. 그때의 나, 지금의 나 그리고 미래의 우리를.

 

김선영 '죽은 나무와 토대주의'
김선영 '죽은 나무와 토대주의'
 
김선영 작가는 '괴로움'에 대한 사진을 찍고 있다. 불교의 사성제 교리에서 영감을 받아 괴로움의 형상, 괴로움의 원인, 괴로움의 해소와 극복 방법 등을 사진으로 탐구한다. 특히 나무라는 소재는 그에게 있어 괴로움의 모든 순환 과정을 품고 있는 특별한 피사체다. 김선영 작가는 "수없이 뻗어 나간 나뭇가지에 숨이 막힐 때가 있습니다. 보르헤스의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처럼, 선택지 사이에서 고민만 하다 힘을 소진해 결국 실행하지 못했던 제 괴로운 과거와 미래들은 끝없는 나뭇가지와 닮았습니다"라며 시간의 흔적을 남기는 나이테와 나무의 결을 집중 조명했다. 반면 그는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나무의 모양에서 무언의 안정을 찾기도 한다. 제 아름보다도 큰 나무줄기를 품고 있는 모습을 보며 "더 이상의 의심이 필요 없는 단단한 토대가 땅에 심지를 박고 서있습니다. 나무줄기의 토대 위에서라면 어떤 괴로움이라도 두렵지 않을 것만 같습니다. 그런 나무 줄기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손바닥을 대어 인사하고, 끌어안아 봅니다"라고 말했다. 김선영 작가는 <죽은 나무와 토대주의>를 통해 과거와 현재의 접점을 작품으로 승화했다.
김선영 '죽은 나무와 토대주의'

 

김선영 '죽은 나무와 토대주의'

 

"수백 년간 산 늙은 나무들은 죽고 나서도 단번에 사라지지 않습니다. 층층이 쌓인 갑옷 같던 표피는 씻겨 내려갔으며, 언제나 물기를 머금은 채로 천천히 썩고 있음에도 나무가 남긴 토대는 지금 여기에 그대로 있습니다. 그 토대에는 직선도, 곡선도, 사람도, 동물도, 지구와 우주도 있습니다. 오래된 시간이 만든 우연들을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껍질만 남은 나무 안으로 들어가 수백 년간 머금어진 세계를 생각합니다. 시간이 멈춘 그 안에서 마침내 나무의 표정을 만나게 됩니다."
 

GUBI

 

GUBI

 

GUBI는 대담하고 우아한 가구, 조명, 인테리어 오브제 컬렉션을 디자인, 개발 및 마케팅하는 것으로 유명한 디자인 하우스다. 특히 GUBI의 시그니처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서정적인 가구와 오브제는 현재를 담고, 사랑의 감정을 돋운다. GUBI는 과거의 잊혀진 아이콘과 클래식 디자인을 활용한 작품도 선보이는 중이다. 1967년에 설립된 GUBI는 현재 소유주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Jacob Gubi가 태어난 해에 그의 부모가 창설했다. 수년에 걸쳐 거듭나고 있는 Jacob Gubi의 창의적이고 대담한 작품들은 GUBI를 세계에서 인정받는 고품질 가구 디자인으로 명성을 떨치게 만들었다. 또한 기존 디자이너들을 비롯한 신진 디자이너들과의 협업 등을 통해 다양한 작품을 내놓음으로써 글로벌 디자인회사로 더욱 더 성장해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GUBI

 

MENU

MENU는 개인과 공간이 훌륭한 디자인을 통해 하나가 되는 방식을 추구한다. 공간의 세부 사항, 고품질 재료, 공간 친화적인 가구, 조명 및 인테리어 액세서리를 만들기 위해 그들은 디자이너와 고객 간의 유대관계에 힘을 쏟는다. 시간의 시험을 견디며 탄생한 제품은 현대적인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들며 그 범위를 확장시킨다. MENU의 부드럽고 미니멀한 디자인은 공간을 사용하는 방식과 사람을 연결시키는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현재 MENU의 디자인은 전 세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은 고객의 요구 사항을 잘 받아들여 유용하고 아름다운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스칸디나비아를 비롯해 전 세계의 디자이너들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 공간에 대한 그들의 작업이 기억에 남도록 하기 위해 색상과 질감에 대한 반응을 즉각적이고 직관적으로 설계하고 계산한다. 아울러 MENU의 실내 장식 프로그램은 공간에 이상적인 모양과 느낌을 만들기 위해 사용자에게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100가지 이상의 패브릭과 가죽 재료를 찾을 수 있으며, 고객이 원하는 경우 컬렉션의 다양한 실내 장식을 선택할 수도 있다.

MENU

 

ARNE JACOBSEN

 

ARNE JACOBSEN

 

Arne Jacobsen은 덴마크 디자인을 세계에 알린 천재 디자이너다. 의심할 여지 없이 덴마크에서 가장 저명한 디자이너이자 건축가 중 한 명이며, 시계 등을 비롯한 놀라운 제품디자인은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Arne Jacobsen의 디자인은 많은 곳에서 파문을 일으켰고 그의 작품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좋은 디자인은 시간이 지나도 계속해서 매료된다. 그 중에서도 Arne Jacobsen의 독특한 시계 디자인은 건축가이자 디자이너로서의 오랜 기간 활동한 그의 예술적인 감각이 돋보인다. 시대를 초월한 Arne Jacobsen의 디자인은 어떤 콘셉트의 인테리어에도 자연스럽게 녹아 드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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